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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맛 나는 아버지들>
'아빠 힘내세요~'를 노래하는 아버지들
‘파파밴드’

8월8일이 '파파데이'라는 사실을 아는가? 아빠를 뜻하는 영어 단어인 '파파'와 발음이 비슷한 8월8일을 '파파데이'로 정하고 '아빠 힘내세요'라는 취지의 공연을 열고 있는 파파밴드. 2005년부터 시작해 벌써 4회째다. 파파밴드에게 물었다. ‘왜 아버지들이 밴드를 조직했나요?’. 그들은 스스로를 ‘즐거운 인생’이라고 불렀다. 누구나 한번쯤 꿈꿔왔던 밴드를 조직해서 활동하는 데 거창한 이유 같은 건 없었다. 마음이 맞는 아버지들끼리 음악으로 뭉치다보니 ‘파파데이’ 같은 일도 만들었다. 그들이 꿈꾸는 가족의 행복과 삶의 쉼표가 있는 인생을 위해...
취재 글 송현영 (편집부) 사진 김기현 (편집부)
리더인 강민식 씨의 안내를 받아 연습실에 들어섰을 때 맨 처음 눈에 띤 것은 악기가 아니라 한쪽 구석 책꽂이에 놓인 아이들 스케치북이었다.
어떻게 파파밴드를 결성하게 되었나?
아이들이 유치원 다닐 때 아내들끼리 현장체험 학습에 따라 나가서 친해지고 남편들을 소개시켜 친목계를 만들어 놀러 다녔다. 우연히 7080밴드의 공연을 보고 사춘기 때 우상이었던 밴드들의 공연을 ‘우리도 해보자!’하고 밴드를 만들었다. 그게 2004년의 일이다. 처음 밴드를 조성하기 전에는 술만 마시다가 그냥 의미 일을 하자는 취지로 고아원 세탁봉사를 하려고 했다. 그런데 단순한 세탁봉사보다 좀 더 재미있는 것을 보여주자고 의기투합했다. 이야기하던 중에 다들 한 가지씩 악기를 다뤘다는 걸 알고 밴드를 만들었다.
아내들이 마마밴드를 만들었다고 들었는데?
직장인 밴드들이 아버지들은 즐거울지 몰라도 집에서 가사 일에 매달려야 하는 어머니들은 불만이 많을 것이다. 우리들은 수준보다는 인간관계를 더 중요시한다. 가족이 제일 우선시 된다. 아버지들이 기타와 드럼을 배우고 악기를 사들이자 아내들이 ‘우리도 질 수 없다!’하고 ‘마마밴드’를 만들었다. 실력이라고 말하기조차 부끄럽지만 회원들끼리 추렴한 돈으로 얻은 연습실에서 아내들은 화요일 오전, 남편들은 목요일 오후로 나눠 연습을 하고 있다. 엄마 아빠가 연습하는 동안 연습실에 따라온 아이들을 위해 놀이방을 꾸몄고 부모들이 연습하는 동안 아이들은 친구가 되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아마도 2-3년 내에는 자녀들로 구성된 키즈밴드가 나오지 않을까?
아이들이 공부보다 음악이 더 좋아서 이길로 가겠다고 한다면?
사실 음악을 직업으로 해야 한다는 것은 지금 현실에서는 험한 길이다. 하지만 그 부분은 열어두기로 했다. 자신이 원하는 길을 가겠다면 어느 정도 뒷받침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활동을 주로 했나?
2004년, 멤버 두 명이 각각 사업 경영난과 회사 임원과의 갈등으로 마음 고생할 때, "사는 게 다 그런 거 아니냐"며 위로하던 멤버들이 "우리처럼 어깨가 축 처진 아빠들을 위해 공연을 해보자"고 뜻을 모았다. 8월8일을 '파파데이'로 정해 널리 알리고, 무료로 매년 정기연주회를 열기로 했다. 첫 공연은 2005년 8월 8일. 서울여성가족재단이 장소를 빌려주고 7080밴드와 여러 공연팀들이 무료로 출연해 주었다. 300석 객석은 가족 단위 관객으로 꽉 찼는데 올해까지 4회 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앞으로 계속 파파데이를 홍보하면서 지친 아빠들을 위한 공연을 계속 해서 팔팔한 기를 살려줄 것이다.
어려운 점은 없는지?
공연 다니다 보면 워낙 대가족이 움직여야 한다. 30대부터 50대까지 연령층 폭도 넓다. 늘 가족같이 함께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파파밴드가 직장인 모임으로 취미 밴드라고 하는 것이 말 그대로 잡(雜)밴드이다 보니 컨셉을 정하기가 애매하다. 이제부터 자신들이 좋아했던 전문적인 곡들도 연주하며 음악적 기량에도 신경 쓰려 한다. 다른 부분들은 서로 노력하면서 하려 한다.
나도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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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컬/리드기타 강민식 (41세, 건설업)
파파밴드의 앞으로 활동을 기대해 주세요. 축 처진 아버지들의 기를 살리는 일에 늘 파파밴드가 있을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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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 한창섭 (40세, 무역업)
제 아내에게 키보드 배우느라 손가락이 부러지도록 연습했습니다. 가족들끼리 공통된 관심사가 음악이면 참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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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럼 황호 (49세, 드럼 학원 운영)
과거 옥슨80의 드러머. 파파밴드의 유일한 프로라고나 할까? 파파밴드, 실력은 몰라도 열정 하나만은 프로랍니다. |

게스트 이재형 (42세, 광고업) 직장인 밴드 5년 정도 하다가 파파밴드를 찾았습니다. 앞으로 파파밴드에서 베이스 맡아서 활동하고 싶어서요.
게스트 주성진 (36세, 회사원) 이재형씨를 쫓아 묻어왔지요. 학창시절에 보컬로 활동했는데, 오늘 처음이라 쑥스러워요. 하지만 분위기는 엄청 화기애애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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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손종수 (36세, 복지관 근무)
아이들 셋을 데리고 다녀도 전혀 부담 없는 곳이 파파밴드예요. 학창시절에 긴 머리를 날리며 스틸 하트의 쉬즈곤(She's Gone)을 부를 때와는 완전 다른 필(feel)이지만 정말 신이 나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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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펫/기타 정병국 (38세, 자영업)
CBS 라디오에서 처음 파파밴드를 듣고 문을 두드렸어요. 파파밴드를 알게 되서 얼마나 행복한지....음악을 사랑하는 아버지들 많이 찾아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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